[암세포에게 띄우는 편지]
내가 너를 알기전에
이미 너는 내 안에 있었다
욕망의 바다에서
더 많이 채우기 위해 밤을 낮 삼을 때도
더 높이 오르기 위해 핏대 세우며 싸울 때도
너는 나에게 경고신호를 보냈으리라
허무의 바다에서
쾌락의 노예로 시간을 보낼 때도
금은보화의 광신도로 전락하였을 때도
너는 나에게 암시를 했으리라
코앞에 낭떠러지가 있는 줄도 모르고
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세월
눈멀고 귀먹어
너의 존재를 예견하지 못했으니
너는 나의 운명
고통을 주는 너지만 미워할 수가 없다
절망을 안겨준 너지만 원망할 수가 없다
오히려 감사하고 싶다
지금까지와 다른 삶을 살아보라는 기회를 준 너니까...
(황토옥구들방에 머물고 있는 안성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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